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7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다. 세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도 약 4.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1인당 독서량은 OECD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대비 도서관 수 역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국립도서관을 포함해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수는 약 400개. 일본은 우리의 6배인 2585개, 독일은 15배인 6313개, 공공도서관이 가장 많은 미국은 8946개에 달한다. 인구 대비로 따진다면 핀란드는 3200명에 공공도서관 하나를 이용하는 셈이지만 우리나라는 11만5000명에 한 곳을 이용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 주요 복지관들은 복지관 내에 도서관을 운영하며 복지관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성남 판교노인종합복지관(관장 이명희)도 노인들을 위한 문화공간 마련을 위해 도서관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국회도서관으로부터 도서 500권을 기증받는 등 이용자들을 위해 도서 확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1월 29일 판교노인종합복지관 인생도서관을 찾았다.

판교노인종합복지관 2층에 위치한 인생도서관은 연면적 71㎡(약 21평) 규모 20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 문을 열고 있다. 월평균 도서관 이용자는 450~500여 명. 복지관 개관 초기에 비해 도서관 이용자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인생도서관을 찾은 지난 1월 29일 오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서운 강추위와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인생도서관은 복지관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도서관에서 신문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부터,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읽으며 교육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이들, 복지관 내 마련된 컴퓨터를 통해 뉴스를 검색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서관 내 군데군데 보이던 빈자리도 금세 주인을 찾아갔다. 책 읽는 공간뿐만 아니라 복지관 이용자들을 위한 쉼터와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지인들과 만나는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맞춰 도서관을 찾거나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오는 이들까지 도서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도서관 이용자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자(77세)씨는 "시설이나 여건이 지역 다른 도서관에 비해 깨끗하고 잘 되어 있는 편이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도서관을 찾는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어르신들이나 부부가 같이 도서관에 오는 분들을 보면 보기 좋다"며 "시간이 날 때 와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복지관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기성(64세)씨도 "공간이 넓고 쾌적해서 활용하기 좋다. 복지관 안에 있지만 환경과 분위기가 다른 도서관 못지않게 좋은 시설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도 친절해서 자주 오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도솨(65세)씨도 "다른 복지관의 경우 프로그램 시간을 기다리면서 할 것이 마땅치 않은데 이곳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며 "분위기도 좋고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 다른 프로그램 시작 시간을 기다리거나 프로그램 중간 나눔 시간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보낼 수 있어 복지관에 올 때 마다 꼭 도서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판교노인종합복지관은 인생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머무르는 공간이 아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서관을 활용한 교육 문화프로그램 개발이나 시낭송 등으로 이뤄진 작은 콘서트 등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다. 앞으로 지역 내 분당도서관, 수정도서관 등과 연계한 도서지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기일 판교노인종합복지관 교육문화팀장은 "단순히 이용자들에게 복지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활동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활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인문학 프로그램이나 복지관 내 프로그램과 연계한 전문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서관의 질적인 발전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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